​​회사에서 <아마존의 비밀>이란 회사자체제작 동영상을 ​보여줬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구글에 검색했다. 대체 아마존 기업문화 논쟁이 어떤거야?

그랬더니 영 다른 시각의 글들이 쏟아졌다.
이건 검색한 글 중 하나다.
​(글 보기)​

회사에서 보여준 <아마존의 비밀>, 이건 뭐 실제 논쟁에서 자기들 필요한 것만 뽑아내고 다른 얘긴 쏙 빼놨네.
직원들보고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다. 어쩌면 독한행동 실천강령같은 것도 아마존에서 벤치마킹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래부턴 페이스북에도 올렸던 내 글.
위에 링크한 글과 함께 쓴 글이다.


아마존의 독한 기업문화를 보고 우리도 각성하고 독한 마음을 다지자고 한다.
아마존의 기업문화 논쟁을 보고 이런 결론을 내리자고 한 건 누구의 발상일까?
아마존의 기업문화 논쟁-뉴욕타임즈에서는 전/현직 직원들의 말을 이렇게 인용했다고 한다.

◾갑상선암을 앓은 여직원은 성과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유방암에 시달리던 여직원은 해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직무향상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녀의 개인적이 고통이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쌍둥이를 임신했다가 유산한 한 여직원은 유산 수술 다음날 출장에 보내졌다.
◾우수한 인사평가를 받아오던 한 직원은 암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예전처럼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지 않자 상사는 그녀를 ‘문제아’로 부르기 시작했다.
◾늦은 밤 상사의 메일에 회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왜 바로 답하지 않았는지’ 사유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한 주 동안 85시간정도를 일하고 휴가를 거의 쓰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농담 삼아 말한다. Work-Life Balance! 일이 가장 앞, 삶은 그 뒤, 균형은 저 뒤 어디쯤….

아마존의 경우를 보여주며 우리도 더불어 독한 기업문화를 정착하자고 권장하는건 물론 이런 문화까지 따라서 가지고 오자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편협, 편향된 시각으로 단면만 보고 우리에게 이들을 따라하자고 하는건 논리의 비약이 아닌가?
세계적 기업, 아마존이 성공하게 되었던 이유는,
마치 그것이 세계적 기업들의 성공 요인인 것처럼 언급했던 데에서 더 큰 문제가 있었겠지만,
절대 보편적인 것이 아니었다.
"기업 문화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가치와 철학이다. 특히, 구글, MS, 페이스북, 등 수 많은 글로벌 SW기업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에 의해 세워지고 성장했다. 아마존도 20년 전 원격 쇼핑을 꿈꾸던 전직 증권맨이 차고에서 창업한 기업이다. 당연히 창업가가 오너인 기업에서는 창업자의 사고방식과 말 한마디가 기업 문화를 결정한다."
즉 애초에 CEO의 사고방식이 그러했다는 거다. 그게 독한 기업문화를 결정지은거고.
그냥 우리 창업주와 CEO의 사고방식이 아마존의 창업자 사고방식과 같다는 걸 알려주는 거였다. 거기서 그들이 저렇게 성공했으니 우리도 그들을 배우자!고 하는건 논리적 비약이고.

심지어 퇴사한 직원의 재입사율이 높다고 했는데 이 글에 따르면 친구들에게 입사 추천하는 비율이 낮다고 한다. 이 얘긴 자신은 계속 다니고 싶지만 남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걸까? 그럴리가.

보여주는대로 믿지 말자. 이것이 오늘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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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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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을 내면화하자.
​남녀는 리더가 되려는 야망에서 차이가 난다-두렵지 않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아라

성공한 여성은 미움을 받는다
​우리는 사다리가 아니라 정글짐을 오른다
멘토가 되어 주시겠어요? 
자신의 진실을 추구하고 말하라
일을 정말 그만두기 전에 미리 그만두지 마라
배우자를 진정한 동반자로 만들어라
슈퍼우먼의 신화
대화를 시작할 때다
평등을 향한 공동의 노력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의 책 <린인>의 목차다.
이 책은 블로그에서 알게되었는데, 읽고 싶어서 위시리스트에 올려만 놓고 대기상태였다. 그러던 어느날 이 TED동영상을 보고 말았지.


sheryl sandberg TED: 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

머리를 탁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을 정말 그만두기 전에 미리 그만두지 마라"
어떻게하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난 조금씩 일을 미리 그만두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하려면 일이 너무나 재밌어야 하고 보상이 있어야 한다.. 왜 이 간단한 생각을 못했을까.
이 곳을 떠날 수 없다면 이 곳을 바꾸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살 세상은 딸들도 결혼과 육아를 거치더라도 경력 단절 없이 맘껏 사회생활을 하고, 집안일에 대해 아들들도 절반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한 너무나 작은 시작은 바로 그만두기 전에 미리 그만두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앞으로의 삶을 그려야 할지 조금씩 명확해지고 기대가 된다.
막연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상황이 생각의 프레임 변화 하나로 이렇게 달라지다니.

이 분의 다른 강연들, 유사한 주제의 TED 강연들도 들으니 영어공부까지 덤으로 된다!

HBS 졸업 축사
Barnard 졸업 축사
Reshma Saujani TED: Teaching girls bravery, not perfection

두고두고 듣고 읽으며 곱씹어야겠다.

+린인 커뮤니티@페이스북
www.facebook.com/leaninorg,
++Lean in community
www.leanin.org


Posted by 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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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토너의 일생. 
권선징악 없고 애잔하게 흘러가는 인생.
스토너의 일생이 멋지고 부러웠다. 
역자후기에 따르면 작가는 인터뷰에서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라고 말했다. 내가 느낀 스토너의 삶도 작가의 생각과 일치했다. 자기 일에서 꾸준히 애정을 느끼며 처음 영문학 수업에서 문득 깨닫게 된 섬세한 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모습이 내게는 부럽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서 이런 느낌을 얻고 애정을 느끼며 살지 못할테니까.
역자는 이 소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세월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같은 소설"
이 표현에 대해서도 어떤 느낌인지는 공감이 된다. 잔잔하다면 잔잔한 삶을 살아온 스토너에게 삶의 굴곡에 크게 저항하거나 맞서지 않고 굴곡을 순응하며 넘어온 '누이'의 이미지를 느꼈을 것이고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는 모습이 거울 앞에 선 모습 같다고 말한 것 아닐까. 이 표현에는 마치 굴곡에 순응하고 딱히 악인(?)들에게 저항하거나 통쾌하게 복수해주지 못한 스토너에 대한 역자의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소설 초반을 읽을 때는 나도 스토너라는 사람의 미성숙함에서 나오는 어리숙함과 약간은 떨어져보이는 사회성이 안쓰러움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스토너가 나이를 먹어 갈수록 자신의 일에 애정을 느끼고 딸에게서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느끼는 스토너가 부러워졌다. 스토너와 사랑에 빠지는 캐서린에 된 기분이랄까. 캐서린이 결국 그를 떠났음에도 그녀의 책에 스토너의 이름을 남기며 마음을 표현한 애정이 그들의 사랑이 서로를 얼마나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징표 같아서 마음 따뜻해지고 동시에 부러워졌다.
스토너를 읽고 나니 더욱 스톤 다이어리가 읽고싶어진다. 

Posted by 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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