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저자
움베르토 에코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1999-10-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기호학자,철학자의 책.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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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북카페에서 접하게 된 책.

 

움베르토 에코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목차만 봐도 독특하다.

 

<맞습니다>라는 말로 대답하지 않는 방법

말줄임표를 사용하는 방법

서문을 쓰는 방법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포르노 영화를 식별하는 방법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의 승리에 대비하는 방법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

시간을 알지 못하는 방법

<빨간 모자>라는 동화를 다시 쓰는 방법

아이스크림을 먹는 방법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

 

그 중 <맞습니다>라는 말로 대답하지 않는 방법을 한번 보자.

다음의 글을 즐기는 방법은, 아래의 질문을 읽고, 즉각 답해보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1821년 5월 5일에 죽었습니다.

실례합니다만, 여기가 가리발디 광장인가요?

제 셈이 맞는다면, 제가 아직 1만 리라를 더 드려야 하지요?

뭐라고 하셨지요, 의사선생님, 에이즈라고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방송에 전화해서 실종된 사람을 만났다고 알려 주셨지요?

경찰입니다! 로시 씨이십니까?

아니, 자기 팬티 안 입었잖아!

벌써 탑승이 끝났나요?

 

이 질문들에 "맞습니다" 가 아닌 답으로 대답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 버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에코는 덧붙인다.

 

독자들은 나에게 물을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맞다>라고 대답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인가?

맞다.

 

 

*에코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글을 화가난 상태로 썼다는데, 읽다보면 그가 정말 화가 난 건지 놀리는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다른사람의 어리석음은 우리를 화나게 한다. 그러나 그 어리석음에 대해 어리석게 반응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 씨실과 날실의 미묘한 짜임새를 음미하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그를 화나게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어리석지 않게 화를 낸 것이다.

내가 그 '바보'들 중에 하나인지의 여부는 차치하고,

지금 나를 화나게 하는 바보들에게

나를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게 평상심을 유지하며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은

그들의 허점 속에 깃들인 미묘한 짜임새를 음미하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그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근데 어떻게?

 

 

 

 

Posted by 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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