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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8 왕과 나, 이덕일, 역사의 아침, 2013

 


왕과 나

저자
이덕일 지음
출판사
역사의아침 | 2013-07-12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우리 시대의 역사학자 이덕일, 한국사를 참모사의 관점으로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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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만드는 참모의 이야기. 
위대한 왕을 만들기 위해 삶을 기꺼이 희생하기도, 악역을 자진해서 맡기도 하는 
그대의 이름은 킹메이커. 
수많은 왕조실록 기록보다도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인물이 아닐까. 
우리가 숱하게 욕하는 우리 윗분들을 
되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그들을 진정한 왕이 되게 하는 킹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희조가 빌려줘서 읽은책. 좋은 책들 빌려주고 권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밑줄들

역사를 공부하는 장점, 즉 후대인이 전대인을 바라보는 장점은 일의 시작과 과정, 결말까지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역사은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이 되기에 <<자치통감>>이나 <<동국통감>>처럼 역사서에는 '거울 감'자를 많이 쓴다. 앞선 수레바퀴러는 뚯의 전철이 역사의 이칭으로 사용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러나 앞의 수레가 잘못된 길로 가다가 거꾸라지는 것을 보고도 다시 그 길로 가는 오류를 반복하는 것이 인간의 역사다. 왜 그럴까? 아마도 욕심이나 오만이 인간의 눈을 가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자신은 물론 세상에 대해서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더욱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 겸하하게 성찰하는 자에게만 역사는 미래의 문을 활짝 열어주기 때문이다. 역사서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날고 기는 사람들이 거꾸러진 사례를 나열해 놓은 책이기도 하다......현재사회의 바람직한 미래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고민의 소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 들어가는 글에서



어젠다-비주류, 주류사회를 바꾸다. 김유신


선덕왕의 발탁으로 김춘추와 김유신은 점차 신라사회의 새로운 주류로 발돋움한다. 여기에는 남성우위사회에서 여성국왕이란 핸디캡이 있었던 선덕, 폐위된 진지왕의 손자라는 핸디캡이 있었던 춘추, 망국 가야계의 후손이라는 핸디캡이 있었던 유신, 세 핸디캡의 결합이었다. 서로의 핸디캡들이 신라사회의 개조와 삼국통일이란 아젠다로 결합하면서 역사의 회오리를 일으킨 것이다. 이후 선덕왕은 국정을 총괄하고 김춘추는 청병외교을 전담하고, 김유신은 군사 분야를 전담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다. 이런 역할분담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기 혁신과 헌신이 필요했다. 

강대국의 몰락이나 약소국의 부흥에는 모두 그 이유가 있다. 물론 나라 뿐 아니라 회사나 학교 등 작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젠다를 상실한 데 있다. 김춘추와 김유신처럼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고, 그런 어젠다에 사회의 동의를 얻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주도세력이 나타날 때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시야-내부의 지분대신 더 넓은 곳을 바라보다:소서노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입김이 강했다. 유학이 지배이념이 되면서 여성들의 지위는 낮아지지만 인조반정 이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지위를 누렸다. 다만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 만이 다를 뿐이다. 고대사회는 여성들의 역할이 더욱 강해서 정치 참여는 물론이고 건국할 수도 있었다. 그러기에 소서노는 기존의 기득권에 안주해 현실을 바라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길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를 이끌고왔다. 

소서노는 후대인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한국 고대사회에서는 여성도 역사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 소서노는 기존의 기득권에 안주해 현실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는 망명객 주몽에게 명분과 실력이 있음을 알고 과감하게 그를 왕으로 만들었으며, 고구려를 건국했다. 그러나 북부여에서 온 유리가 주몽의 자리를 이어받자,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며 싸우는 대신 새로운 나라를 새우는 길을 택했다. 이때 장남 비류가 아닌 차남 온조를 왕으로 선택한 것도 소서노다운 선택이었다. 
그녀는 주몽을 선택해 대륙국가인 고구려를 건국했고, 온조를 선택해 해양국가인 백제를 건국했다. 한국사의 원형인 대륙성과 해양성이 소서노의 일생에 온전히 담겨있는 것이다. 현 사회는 안의 일로 더 시끄럽다. 안의 일이 물론 중요하지만 때로는 밖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것이 더 큰 결과물을 낳는다는 것을 소서노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사상-생각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다:정도전

천하를 삼킬듯한 황하의 거대한 물줄기도 처음에는 작은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하듯이, 역사에서도 사상가 한 명의 등장이 천하의 운명을 바꾼다. 역사를 바꾸는 혁명가들은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가 낮은 자들의 시각으로 새상을 바라볼 때 혁명의 씨앗이 잉태되고 그 사상을 실천에 옮길 때 혁명의 꽃이 핀다. 한 지식인의 가슴 속 분노가 낳은 사상이 체제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다. 한 사상가의 결심과 전략은 한 체제 문제의 정점에서 이를 교체할 수 있는 새싹을 마련한다. 정도전의 일생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인 메세지는 한 사회가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비등점으로 치달으면 체제 자체가 무너진다는 교훈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도 양극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를 사회 내부에서 순리대로 해결하는데 실패한다면, 똑같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게 될 것이다. 정도전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이런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운-평생 할말 다 하면서 고종명하다: 황희

서출로 태어난 황희는 아랫사람의 처지를 늘 생각했다. 국가의 정책을 수립할 때는 원칙을 지키면서 응용했기에 유연했지만 경직되지않았다. 검찰총장격인 사헌부 대사헌을 역임하고, 육조의 판서를 두루 겪었으며, 세 가지 정승직도 모두 맡는 특이한 경력을 세웠다. 이처럼 그는 항상 권력자의 자리에 있었지만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다. 황희는 스스로를 낮추면서 자신을 높였고, 자신이 섬기는 군주도 높아지게 만든 인물이었다. 

실력-성실과 기술로 한양도성을 쌓다:박자청

현재 우리 사회도 점점 개천에서 용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앞으로 우리는 박자청•장영실 등이 배출되었던 역동적인 조선 초기를 지향할 것인가, 전 세계적인 흐름과는 달리 신분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다 끝내 나라가 망했던 인조반정 이후의 조선 후기를 지향할 것인가. 지금까지 서울에 남아 있는 박자청의 손때가 묻은 전각들은 이렇게 묻고 있다. 

Posted by 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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